매일 아침 섬을 바라보다 시인이 되다... <문섬>을 사랑하는 시인 송지은

섬을 품고 살아가는 그녀... 제주가 낳은 문섬 시인 송지은 인터뷰

류동현 승인 2021.08.03 00:05 의견 0
<문섬> 저자 손지은 시인 (제주투데이 신문기사)

대한민국에서 가장 남쪽에 서귀포시가 있습니다.

‘진시황제’의 불로장생 식을 구하기 위해 ‘복이 들렀다가 전복 등을 가지고

서쪽으로 회구(항구도시)’ 라는 의미의 서귀포

문섬, 섶섬, 범섬이라는 3개의 멋진 섬을 전망으로 확보하고 있습니다.

이 섬들을 매일 아침 바라보다 시인이 된 이가 있습니다.

<문섬>의 저자 송지은 시인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매일 아침 “문섬”을 바라보다 시를 쓰시게 된 건가요?

글쎄요, 새벽에 일어나서 바다를 보며 연재소설을 써서 SNS로 전송하는 작업이 선행이었습니다. 그러다 코로나 역병이 창궐하기 전, 2020년 1월 두 딸을 데리고 서울을 다녀왔습니다. 신혼여행 이후 처음이고 장성한 두 딸을 데리고 신촌과 엄마가 근무했었던 강남을 순회했지요. 애들에겐 대학 진학을 목전에 둔 탐색이었고, 전 “빛그림동화”를 1998년 한국에서 처음으로 시도한 정병규(작가, 현 전국동네책방네트워크 회장 및 헤이리 동화나라 서점 대표) 선배님과 스승님, 지인들을 만나 뵙기 위함이었습니다. 그 이후 시가 하루에 세 편 이상씩 분출되어 나오니 참을 수 없어 시집을 간추려 낸 것입니다.

<빛그림동화>라고 하셨는데, 책 혹은 무슨 콘텐츠인가요?

네, 2020년 12월 30일 교육부와 교육부 장관으로부터 인가받은 교육프로그램입니다. 최초로 <빛그림동화>를 선보인 선배님께 그 정통성을 인정받아 차세대로 이어나감을 알리고 후원을 약속받았습니다. <빛그림동화>는 시중에 판매되는 대중성 높은 인기 작품들을 움직이는 영상으로 만들어 아이들에게 보여주며 들려주는 오감 만족 교육 영상 콘텐츠입니다.

2020 대한민국 독서대전 라이브 강연 모습과 인생책장

그럼 <문섬> 시집을 출간하기 전에는 어떤 일들을 하셨나요?

네, “빛그림동화연구회”를 설립해 5년 정도 문학과 동화를 연구했습니다. 2018년과 2019년 ‘제주책축제’에서 오픈을 선포하며 대강당에서 고등학생들과 일반인들에게 교육 강의를 했어요. 또, 제주 도내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에 교육과정으로 수업 시간 내에 <빛그림동화> 강연을 했었습니다. 코로나 시대 이전인 2019년 5월엔 베스트셀러 작가 이철환 님을 초빙해 그의 작품 [할아버지의 등대]를 <빛그림동화>로 재탄생시켰습니다. 겨울방학 때부터 시를 짓고 영상 시를 카카오TV로 방송 송출하며 겨울을 알차게 보내고 있었는데, 코로나가 창궐한 겁니다. 그래도 “2020 대한민국 독서 대전“은 놓칠 수 없었습니다. 사업등록을 해야 참가할 수 있으니 사업자등록을 하고 베스트셀러 작가 초빙과 제 강연을 함께 추진했습니다.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순수하게 글만 쓰고 싶었는데, 독립출판사를 차려 사업을 해야 했으니까요.

시 창작 작업은 어떻게 하시나요?

시는 하루에 여러 편 써지는 때도 있고, 한 달에 한 편 정도만 써지기도 하고 그런 것 같습니다. 내용이 분출하여 마그마가 터지듯이 쏟아지는 시기도 있지요. 새벽에 눈을 뜨자마자 하루에 한 편씩 작은 소설들을 써 내려갈 때는 가장 행복한 순간이지요. 저에겐 시도 소설의 일부였습니다. 소설은 남자주인공에게 작가인 내가 반하여 미친 듯이 멋진 캐릭터를 만들어 낼 수 있었고, 시는 타인의 감정을 경청하다가 타인의 눈으로 보는 내 감정을 함축시켰지요. 처음 시집이 나왔을 때 주변에서 경험담이냐고 많이 물어보셨어요.

그럼 송지은 시인님에겐 시나 소설이 대부분 경험담이신가요?

굳이 대답을 원하신다면 이렇게 대답하겠습니다. 하지만 시는 시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확대 해석은 금물입니다.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여 부끄러움이 생긴다면 창작을 방해하는 요소이지요. 소설은 경험담일 수가 없지요. 픽션을 그리는 것이 소설이니까요. 아마도 어릴 적 읽었던 문학과 로맨스 책들이 내 소설의 근간이 되는 것 같습니다.

<문섬>을 출간하신 시인으로 알려져 있는데 소설은 언제 출간하실 예정인가요?

발간사까지 완성되어 퇴고를 앞두고 있습니다만 탈고는 아직입니다. 신중히 더 다듬어 약 2~3년 후 출간할 예정입니다. 제주 13명의 문학인이 모인 합평회 때 3챕터 정도 미리 반응을 보려고 가져간 적이 있습니다. 반응은 폭발적이었습니다. 출간 작가명은 필명보다 가명을 쓰겠지요. 제 안에 있는 전설과 신화 얘기를 소설로 풀어내고 싶습니다. 종이가 아깝지 않은 글을 쓰고 싶어요. ‘인생을 다 바쳤다’라고 느껴지는 문학을 하고 싶습니다.

13인의 문학인과 출판기념회(시옷서점)와 제주시 남문서적

앞으로의 계획이 나오신 듯한데, 주변에 영향을 받은 작가가 있으신가요?

위키백과에 등재된 현택훈 시인이 저를 말할 때 이렇게 말하더군요. “송지은 시인은 문섬을 통해 신화를 만들고, 이야기를 만든다. 그녀의 시에 나타나는 신화성은 태평양처럼 넓고 깊으며 살롱 문학의 분위기가 짙다. 이중섭은 섶섬을 사랑하고 송지은 시인은 문섬을 사랑한다. 박목월 시인이 ‘제주도 어딜 가나 수평선이 보인다’라고 했던 것처럼 그녀의 창밖에는 언제나 문섬이 있다.” 현시인은 저보다 두 살 어리지만, 저보다 먼저 시인으로 유명해졌지요. 물론 등단도 했구요. 출판에 대해 알려준 사람입니다. 제 초판을 전부 교정봐 주기도 했습니다.

등단하실 계획은 없으신가요?

예, 일단 저작권을 뺏기는 듯한 기분이 들고요. 공모전이나 등단으로 인재를 쉽게 고르려는 구조보다는 어릴 때부터 독서하고 문학인을 만드는 지원책이 절실하다고 보기 때문이지요. 2020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루이즈 글릭도 공모전 수상이 아닌 시집 출간으로 바로 문단에 나왔어요. 그녀의 작품세계와 제 글이 공통점이 있더군요. 신화적인 요소와 자전적이며 고백적인 아카데믹한 장르인 것 같아요.

지금 1인 기업도 운영하시나요?

서귀포 스타트업 베이에 입주기업으로 임대료 없이 멋진 사업장 주소를 가지고 있습니다. 어렵지 않았어요. 처음엔 재단법인 넥스트 챌린지가 후원하는 제주중장년창업기술지원센터 2기 교육생으로 시작하여 스타트업 베이에 노트북을 들고 출근했어요. 한 달 동안 사업자등록증이 없어도 되는 네이버쇼핑몰을 직접 개설하여 시집을 등록하고, 상세페이지를 직접 제작하여 쿠팡, 카카오 쇼핑, 11번가, 인터파크도서, 이마트몰 등에 입점하였습니다. 배본사나 총판 없이도 직거래로 예스24에 입점하고, 제주도 오프라인 대형서점에는 진열되어 있지만, 서울 오프라인 대형서점에 진열이 안 되어 있는 단점을 의식하여 교보문고용 5쇄와 6쇄까지 인쇄하며 맞춤형 소량생산인 제작시스템으로 탈바꿈했습니다. 재고를 남기지 않아 7쇄, 8쇄까지도 당장 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지금은 교보문고 및 알라딘과도 계약서를 주고받는 명실상부한 ‘1인 출판사’입니다.

마지막으로 시를 쓰는 후배들에게 한 말씀 해 주세요.

네, 시를 사랑하고 시를 쓰고 싶다면 서귀포로 오십시오. 서귀포에서는 단 5분이라도 시를 쓰려는 마음만 먹으면 시가 저절로 나옵니다. 서정적인 문학이 분화구에서 폭발하듯 뿜어져 나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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