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소설. 이제는 유행이 아니라 시대다... '7days' 양복선 작가 인터뷰

천재가 아니기에 천재를 이기기 위해 천재들에 다섯 배. 아니, 열 배의 시간을 들여 바보처럼 글을 썼습니다

박소담 기자 승인 2022.01.03 22:47 | 최종 수정 2022.01.03 22:48 의견 0

[북토리매거진 · 박소담 기자]

웹소설. 이제는 유행이 아니라 시대다. 양복선 작가 인터뷰.

`글은 누군가 읽어야 숨을 쉰다.`라고 말하는 작가가 있습니다. 활발한 활동으로 매일 독자들을 만나는 작가. 글이 메말라가는 시대에 다시 주목받고 있는 웹소설로 이야기를 전하고 있는 양복선 작가를 만났습니다.

<7days> 양복선 작가


안녕하세요. 작가님. 우선 인사말씀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2016년도부터 소설과 시를 쓰고 있는 글쟁이. 현재는 네이버 시리즈에서 웹소설을 연재하고 있는 웹소설 작가 양복선입니다.

요즘 '웹소설'이 대중에서 인기인데요. '웹소설'이 구체적으로 무엇인가요?

웹소설은 다른 게 아니라, 말 그대로 웹에서 보는 소설이에요. 여러분들이 잘 아시는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을 이용해 보는 소설이라 보시면 됩니다. 요즘은 대부분 스마트폰으로 보시죠.

그럼 '웹소설'과 '종이책'의 차이점은 무엇이 있을까요?

가장 다른 점은 휴대성이죠. 종이책은 몇 권, 아니 두 권만 들고 다녀도 무겁잖아요. 웹소설은 요즘 대부분이 가지고 있는 스마트폰으로 10권 아니 100권을 휴대해도 무게가 늘어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죠.

이 외에도 종이책은 한 번 사면 중간에 재미가 없어도 끝까지 읽어야 한다는 점이 있지만, 요즘 웹소설은 (연재 기준) 1권을 25개의 화로 나눠 100원의 가격으로 판매하기 때문에, 언제든지 재미가 없으면 돈을 쓰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먼저 말씀드린 장점은 독자님들의 기준에서고. 바꿔말하면 작가로서는 독자들을 끝까지 끌고 가야 하는데, 매화마다 사형선고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 무섭기도 합니다.

그리고 소설적인 측면에서 가장 다른 점이 하나 있습니다.

다른 분야에 있는 작가님들이 웹소설로 넘어왔다가 많이들 포기하시는 이유기도 한대. 웹소설과 종이책의 가장 큰 차이는 바로 양입니다.

흔히들 생각하시는 종이책 소설 한 권이 웹소설 연재 기준으로 25화 정도 됩니다. (판타지 기준) 요즘 연재하는 소설들을 보면 200화, 300화는 기본입니다. 500화 더 나아가 1,000화가 넘는 소설들도 여럿 있습니다. 이렇게 양이 많다 보니 미리 겁을 덜컥 먹고 포기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더군다나 웹소설 연재는 1화 (5,000자)를 매일 매일 써서 연재해야 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다른 분야 작가님들뿐 아니라 웹소설 작가를 지망하는 분들이 가장 많이 포기하는 이유가 바로 이 많은 양을 매일 써야 하는 것에 있습니다. 대하소설 분량의 글을 매일매일 쓴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죠. 압박감과 책임감에 그만두시는 분들이 가장 많은 것 같습니다.

아마 '나도 웹소설 작가가 되어 보고 싶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을텐데요. '웹소설' 작가가 되는 법이 있다면요?

웹소설 작가의 가장 큰 장점은 진입장벽이 낮다는 겁니다. (꼭 그렇지는 않지만) 등단해야 하는 종이책 작가들과 다르게, 누구나 웹상에 글을 올리면 바로 웹소설 작가가 될 수는 있습니다. 제가 ‘될 수는’ 있다고 이야기하는 이유는 진입장벽이 낮다는 건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다는 이야기입니다. 우스갯소리로 웹소설 작가 중 제대로 돈을 버는 작가들 비중이 10퍼센트도 안 된다고 하는 말이 있습니다. 10퍼센트의 작가들이 수억의 연봉을 벌고 있다는 이야기이기도 하죠. 뭐…. 저도 첫 5년 동안 웹소설로 돈을 번 게 1000만 원도 되지 않았으니까요.

방금 말씀 중에 '플랫폼'은 어떤 것을 말하는 걸까요?

앞서 말씀드렸던 누구나 글을 올릴 수 있는 공간입니다. 가장 큰 플랫폼인 네이버 시리즈와 카카오페이지가 있고 그 외에 문피아, 북팔, 노벨피아, 조아라 등등이 있습니다. 자신이 쓴 글을 위 플랫폼에 올리면 자연스레 독자들이 붙어 댓글도 써주시고, 작품 품평도 해주십니다. 모든 초보 작가나, 지망생들이 거처야 하는 곳이기도 하죠. 플랫폼에 직접 연재하는 것 말고도 직접 출판사나 에이전시 등으로 투고할 수 있긴 합니다만, 어느 분야건 초보들의 작품이 단번에 프로들의 눈에 띄기는 쉽지 않죠. 그래서 모두 이 플랫폼이라는 곳에서 자신의 글 실력을 쌓아나가고 있는 겁니다.

이야기를 듣다보니 작가님은 어쩌다 웹소설 작가가 되셨는지 궁금한데요?

어려서부터 만화를 좋아했습니다. 종이책, 웹툰, 애니. 가리지 않고 매일 봤었던 것 같아요. 자연스레 이야기를 좋아하게 되었고, 가장 먼저 접했던 만화에 꿈을 두게 되었습니다. 처음 그림을 그리던 날이 떠오르네요. 네. 엄청 못 그렸습니다. 재능이 없다는 것을 일찍 깨달은 저는 그럼 이 만화의 이야기를 글로 남겨보자고 생각해 바로 그날 밤을 새워서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것이 바로 제 데뷔작인 7days입니다. 2016년의 봄. 배움도 없이, 준비도 없이 쓴 글이 작은 출판사를 만나 e북으로 세상에 나오게 된 거죠. (투고를 50군데나 했습니다. 유일하게 받아준 출판사와 계약했죠.)

태어나 처음으로 노력이라는 것을 해보았습니다. 공부도 일도 노는 것도 뭐 하나 제대로 한 적 없던 제가 밤을 꼬박 새워 글을 열심히 쓰고 있더라고요. 정말 하나도 피곤하지 않고 너무 행복하게 써 내려간 것 같습니다. 아마 그 첫날 다짐했던 것 같습니다. 죽을 때까지 글을 쓰고 싶다. 대단한 글이 아니라 정말 좋은 글을 써서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다. 좋은 이야기를 눈물 흘리는 이야기를 보여주고 싶다.

그리고 가장 크게 직업으로 삼고 싶었던 이유는 바로 '하나도 힘들지 않았다' 입니다. 너무 재미있어서 입가에 미소가 떠나지 않았습니다. 당연히 글을 쓰는 일은 고통스럽고, 정신을 쥐어짜는 고통을 동반하지만, 그런데도 너무 행복하고 즐거웠습니다. 한마디로 글 쓰는 것을 업으로 삼으면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고 노력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그렇게 해서 5년이 지난 지금까지 하루에 10시간을 꼬박 글을 쓰는 작가가 될 수 있었습니다.

양복선 작가가 본인의 웹소설 <SSS급 귀환자 학교 가다>를 보이고 있다.


'웹소설' 말고도 다른 다양한 경험을 했다고 들었는데요.

네. 솔직히 말해서 첫 2년은 웹소설 시장에 대한 것도 모르고 무작정 글만 쓴 시간이었습니다. 당연히 시장의 흐름을 쫓지 못해 소위 말하는 ‘망했다.’ 할 정도로 처참하게 소설들이 잘 안되었죠. 돈을 거의 벌지 못했습니다. 한 달에 1만 원이 들어오는 날이 대부분이었으니까요. 그래서 많은 경험을 해보았습니다. 웹소설 뿐 아니라, 글과 이야기를 배울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가서 배우고 일했습니다.

tvn방송국으로 더 많이 알려진 cjenm에서 웹드라마 보조작가로 일도 해보고, 미인어와 주성치로 유명한 중국 영화사인 따띠필름에서 스토리작가로도 일했었습니다. 이외에도 연예인 기획사에서 내부 예능과 영상을 찍는 작가로도 일했었습니다. 그렇게 많은 경험이 쌓이고 쌓여 이제는 전업으로 웹소설 작가를 할 수 있는 현재를 맞이했습니다.

본업인 '소설' 이외에 시집도 출간하셨다 들었는데요?

네. 좋은 기회를 얻어 한 출판사에서 두 권의 시집을 냈습니다. 혼자 쓴 것은 아니고, 다른 작가님들과 함께 공동저서로, <헤어질 채비>와 <바람은 그저 자리를 내어 줄 뿐입니다>라는 두 권의 시집을 출간했죠. (웃음)

시는 소설과 또 다른 매력이 있는 것을 배웠습니다. 길게 호흡을 가져가는 이야기 구조인 소설과 달리 시는 한 페이지 또는 단 한 줄에 많은 것이 담길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직 갈 길이 먼 5년 차 글쟁이가 할 말은 아니지만요.

겸손하게 말씀하시지만, 수상도 많이 하셨다고 들었는데 작가님 작품들 소개 좀 해주세요.

부끄럽기도 하지만, 2020년 제5회 k-novel 대한민국 창작소설 공모 대전에서 작품상과 창작상을 동시에 수상했습니다. 각각 다른 작품으로요.

제가 2016년 웹소설 7days를 시작으로 벚꽃소녀, 도깨비, 첫사랑은 호스트바 에이스, 몬스터는 로또다. 까지, 다섯 작품을 세상에 내놓는 동안 제대로 수익을 창출해 낸 적이 없어요. 정말 힘든 시간을 보내고, 글은 재능있는 사람만이 쓸 수 있는 건가. 하는 부정적인 생각까지 들고, 마음속으로는 글을 포기해야 하는지까지 고민하게 되었던 시간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정말 마법처럼 정말 힘들었던 그 기간에 딱 상을 받아 미래를 꿈꿀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정말 마법 같은 것은 수상이 발표된 저 날이 제 생일이었습니다. 그날을 잊지 못하겠네요. 정말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서론이 너무 길었는데. 현재 연재하고 있는 작품 이야기를 하려면 꼭 필요한 이야기였습니다. 현재 네이버에서 연재하고 있는 작품이 바로 작년에 상을 받았던 작품입니다.

제목은 ‘SSS급 귀환자 학교가다.’ 라는 작품입니다. 네이버 시리즈에서 연재하고 있고 70만 다운로드 (기사 발행 현재 82만 기록 중)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다운로드 수는 편하게 조회수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지금까지와 다르게 제 기준상 정말 잘 된 소설입니다. 많은 독자님에게 양복선이라는 이름을 각인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하지만 아직 제 글이 부족하고 갈 길이 멀다는 것도 동시에 알게 된 작품입니다. 70만이라는 조회수가 작은 것은 아니지만, 상위권에 계시는 유명작가님들은 500만 더 나아가 1,000만 다운로드를 기록 중이시니까요. 제목이 좀 특이하죠. 웹소설을 읽어보지 않으셨던 분들이라면 한 번에 이해하기 힘든 제목이기도 하죠. 제 작품은 판타지 장르입니다. 요즘 판타지 웹소설은 대체로 게임 판타지에 기반을 둔 것들이 많아서 SSS급 같은 게임에 나오는 등급을 빌려 캐릭터와 소설을 쓰곤 합니다.

그리고 기본 10권, 더 나아가 20권 가까이 한 이야기로 소설을 쓰다 보니 자연스레 주인공이 성장을 할 수 있는 이야기로 구상하고는 합니다. 요즘 트렌드에도 맞추면서 10권이 넘는 긴 이야기를 쓰려면 레벨업을 하는 게임의 캐릭터성을 빌리는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처럼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아마 장르 소설 그러니까 웹소설을 읽어보지 않으신 분들이라면, ‘글이 왜 이렇게 가벼워?’ ‘전개가 왜 이리 빨라’ ‘고난은 어디 있어?’라고 할 수도 있을 정도로 요즘 판타지 웹소설들은 비슷한 구조와 빠른 스토리 전개 때문에 모든 작품들이 다 비슷해 보일 수 있을 겁니다. 저도 처음에는 받아들이기 어려웠지만, 주된 독자들이 스마트폰으로 읽는다는 것과 종이책과 달리 지하철이나 각자의 공간에서 빠르게 읽으려 하므로 내용이 가볍고, 전개가 빠르게 굳혀진 것 같습니다. (모든 작품이 그렇다는 건 아닙니다. 높은 비율로 그렇다는 겁니다.)

끝으로 '웹소설 작가'를 희망하는 이들에게 한 말씀만 해주세요.

아직 제대로 자리도 잡지 않은 부족한 작가지만, 그런데도 여러분에게 이야기해 드리자면.

'포기하지 마시라'는 겁니다. 조금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진입장벽이 낮은 이유로 웹소설 작가를 지망하는 인원이 4만 명이 넘는다고 합니다. 당연히 플랫폼당 노출해 줄 수 있는 양은 정해져 있고, 상위권에는 유명 기성작가님들이 자리를 잡고 있어, 신인이나 지망생들의 자리가 현저히 부족한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지금 상위권에 계시는 작가님들도 여러분처럼 그 시간을 겪었던 분들입니다. 단지 지금 남아서 상위권에 있는 작가님들이 좋은 작품을 써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그분들이 그 자리에 있는 이유는 포기하지 않아서입니다. 현실은 가혹하기에 도전하는 모두가 다 잘 되고 결과를 얻을 순 없습니다. 그렇기에 많은 분이 중간에 포기하고 다른 길을 걸어가게 되는 것이죠. 도전하는 4만 명 중 반. 아니, 아마 10퍼센트도 전업으로 작가를 할 수 있을 만큼 돈을 벌지 못할 겁니다.

그러니 포기하지 마세요. 끝까지 남아 있다면,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다면 분명 여러분이 목표하던 그곳에 도달해 있을 거예요. 다른 건 몰라도 하나는 제가 장담할 수 있습니다. 글을 잘 쓰지 않아도, 머리가 좋지 않아도, 재능이 뛰어나지 않아도, 할 수 있습니다. 제가 해냈으니까요. 5년 동안 돈을 못 벌어도 작품들이 모두 쓰려 내려가도, 직업을 당당히 말하지 못했어도. 참고 버티니 지금과 같은 시간이 왔습니다. 재능이 없기에, 노력밖에 하지 않았습니다. 천재가 아니기에 천재를 이기기 위해 천재들에 다섯 배. 아니, 열 배의 시간을 들여 바보처럼 글을 썼습니다.

그것밖에 없습니다. 포기하지 않고, 자신을 믿으며 매일매일 하루도 쉬지 않고 글을 쓰는 노력. 그 정도는 해야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그 정도는 해야 당당히 웃으며 작가라고 말할 수 있는 날이 오게 됩니다. 저는 아직 좋은 작가가 아니라 이 정도의 이야기밖에 해드릴 수 없습니다. 그러니 힘내세요. 나의 꿈이 더는 꿈이 아닌 다른 이들의 꿈이 될 수 있도록이요. 감사합니다.

마지막 인사 부탁드릴게요.

양복선이 글을 쓴 첫날부터 매일 가슴에 새기던 말입니다.

쓰는 자의 고통이 읽는 자의 기쁨이 된다고 믿으며 오늘도 타자기가 아닌 영혼을 두드리고 있습니다. 오늘도 글을 쓸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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