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순간이 나에겐 배움이자 원동력'... 김수림 시인이 전하는 오늘의 안녕

"시를 쓰면 시간이 멈춘 듯 온전히 나에게 집중하게 되는 것 같아요."... 시집 『안녕이 너무 늦어버렸습니다』 시인 김수림 인터뷰

김소은 기자 승인 2022.12.10 22:47 | 최종 수정 2022.12.12 00:57 의견 0

[북토리매거진 · 김소은 기자]

좋아하는 일을 할 때, 마치 시간이 멈춘 것 같은 기분을 느낀 적이 있나요? 여기, 글을 쓰며 그러한 기분을 느낀다는 젊은 시인이 있습니다. 나를 규정짓는 모든 것을 탈피하고 새로운 도전을 마다치 않는 사람. 김수림 시인과의 인터뷰를 준비했습니다.

▶ 안녕하세요. 시인님. 독자 여러분께 인사 말씀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여러분의 순간에 스며들고 싶은 예명 모먼트, 본명 김수림입니다. 21학번 학생이며, 전공은 사회복지학입니다. 저는 스스로를 한 가지 요소로 국한하지 않고 개인 전시회를 개최하거나 음원 발매 등 다양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시집 『안녕이 너무 늦어버렸습니다』 시인 김수림


▶ <너에게 닿을 작은 글자들>이라는 주제로 작품을 선보이셨는데요 주제의 의미가 궁금합니다.

작은 순간이 모여 하루가 되고, 그 하루가 모여 삶을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자음과 모음을 각기 하나씩 둔다면 초라하고 작아 보일 수 있지만 그들이 없으면 하나의 작품도 탄생하지 않는 만큼 가장 중요하다고 여겼습니다.

세상은 소수보다는 다수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방향성을 제시합니다. 그럼에도 그것을 바꾸는 혁명은 작은 힘, 소수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라는 한 사람이 제시하는 것 볼품없어 보일지라도 끝끝내 창대함을 이룰 거라는 강한 확신을 가지고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도 언제 어디서나 제 글을 읽었을 때 위로가 되기를, 빛바래 진 종이 속에서도 다시금 펼쳐보고픈 감동과 위로를 주는 작품을 쓰고 싶습니다.

▶ 글을 쓰는 형태는 여러 가지가 있을 텐데요. 그중 詩라는 형식을, 장르를 선택하신 이유가 있을까요?

시는 일정한 주제를 가지고 낭독하면 그 주제에 대한 이미지(회화, 심상)을 떠오르게 해 독자의 감정과 상상력을 자극하는 특색이 있습니다. 시를 쓴다는 건 참 어렵기에 정말 많은 공부가 필요한 문학 작품의 한 형식이라 생각해요. 제시어 하나로 다양한 사고력을 길러 주고 또 다른 관점을 제시해주므로 아주 작아 보이지만 창대한 매력을 가진 것이 제 예명 '모먼트'와 <너에게 닿을 작은 글자들>이라는 주제와도 가장 비슷해 보여서 더 정이 가고요. 그래서 이번 집필을 통해 많은 배움이 될 거 생각해 선택했습니다!

▶ 시인이시면서 학생이자 사회초년생이잖아요, 한 가지 일만 하기에도 벅찬 나날일 텐데... 글을 쓰는 데 있어 개인적인 어려움은 없었나요?

성격이 무료한 걸 원체 싫어하는 성격이라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 더 힘들었어요. 조금이라도 지친다고 느끼면 내 감정과 생각이 주객전도가 되지 않게 산책하러 나간다거나 노래를 듣는 등 움직이려고 노력했어요. 그렇게 움직이다 보면 평정심을 찾게 되는데 제 내면에서 해소되지 못한 화도, 정말 듣고 싶었던 위로 글이 생각면서 찰나의 순간인 영감을 잊지 않기 위해 휴대폰 메모장을 켜서 기록하는 편이에요. 나를 가장 힘들게 하는 사람은 나고, 나를 나보다 더 싫어할 사람은 없어요. 그럼에도 내 욕심과 기대, 강박을 내려놓고 온전한 내 만족으로 글을 쓰다 보면 자연스럽게 행복이 따라오더라고요. 참 신기해요.

▶ 시집에 담긴 작품 중 가장 아끼는 작품이 있을까요? 있다면 그 이유도 궁금합니다.

<독자>와 <나>라는 작품을 가장 아낍니다. 물론 제가 무명이고, 다른 작가님들과 비교하면 다소 만족스럽지 않은 평가를 듣기도 하지만 그럴 때면 '그게 뭐?'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내가 당장 주목받지 못하고, 초라해 보일지라도 나를 좋아해주고 아껴주는 사람들이 절대 작은 사람이라 생각하지 않아요. 가치를 따진다면 대중들이 평가하는 객관적인 나의 실력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다음으로 <나>는 제가 마지막에 배치하려고 노력한 시에요. 1인칭 화법이라 저를 포함한 모든 분이 '나'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은 딱 한 명, 스스로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내가 나로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난 건 아니잖아요. 선택권도 없고, 가끔은 감당하기 힘든 시련으로 "왜 나한테만 이런 일이 생기지?"라며 자책했던 날도 있어요. 그럼에도 나는 대체할 수 없기에, 내가 나라서 얻는 고유한 행복을 잊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특히 <나>라는 작품을 읽었을 때 자기 자신을 좀 더 사랑해주고 아껴주는 계기가 되셨으면 합니다.

시집 『안녕이 너무 늦어버렸습니다』 시인 김수림


▶ 글을 쓰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글을 쓰는 행위는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 더없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내 생각을 표현하고 가독성 있게 퇴고하는 모든 과정에서 하나의 작품을 만들기 위해 많은 수고로움이 따르기 때문이에요. 앞으로도 나만의 순간, 전하고픈 의도를 한데 모아 언제든 꺼내 열어보고픈 글을 쓰고 싶습니다.

▶ 앞으로의 계획과 앞으로 어떤 시인으로 기억되고 싶은지도 말씀해주세요.

저는 '시인'이자 그 상위 집합인 '아티스트'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사실 기억된다'는 건 감사한 일이잖아요. 사람들이 그렇게 말해줘야 의미가 있기에 제가 말하니 조금은 부끄럽고 겸손해지네요.

저는 요즘, 언제 어디서나 함께 접할 수 있는 음악을 만들기 위해 작곡과 믹싱을 공부하고 있어요. 쉬운 길은 아니지만 밤을 새우며 없는 시간을 써서라도 이 일을 하겠다는 열정이 있습니다. 남에게 인정받지 않아도 좋으니 작곡 공부를 하고 싶어요. 시와 노래는 연관이 있어요. 시는 운율을 중시한다는 점에서 음정과 박자가 있는 노래와 가장 유사한 예술이라고 생각합니다. 언제 어디서나 어떤 순간에도 떠오르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 다양한 일을 한다는 점에서 '엔터테이너'라는 명칭이 잘 어울리시는 것 같아요. 오늘 인터뷰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독자들을 위해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살면서 막연한 '불안함'을 느낀다면 자책보다는 자랑으로 여기셨으면 좋겠어요. 불안하다고 느끼는 건 내가 그 일을 '잘하고 싶다'는 기대와 애정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해요. 애초에 내 일에 대해 자부심과 간절함이 없다면 '될 대로 되라' 라며 불안함은 아예 느끼지 않을 테니까요. 내 미래가 어둡고 불안하다는 건 반대편에 밝은 무언가가 있다는 뜻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만큼은 커다란 다정함에 잠시 안겨 머물다 가는 것 좋을 것 같습니다. 수고했어요 오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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