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지기 없는 마음에 작은 공감의 詩로 친구가 되고 싶어요... 조윤희 시인 인터뷰

시 한 구절이 누군가에게 위로가 된다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김소은 기자 승인 2022.12.16 01:13 의견 0

[북토리매거진 · 김소은 기자]

꽃이 피고, 매미가 울고, 낙이 떨어지고. 그리고 찬 바람이 불어오면 시인은 어떤 생각을 할까요? 한 해가 저물어가는 계절이 되면 시인의 마음이 궁금해지곤 합니다.

오늘은 시집 『아주 잠시 동안 추억은 완벽했습니다』의 조윤희 시인님을 만나 詩와 詩人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시집 『아주 잠시 동안 추억은 완벽했습니다』 조윤희 시인


조윤희 시인님 안녕하세요. 만나서 반갑습니다. 우선 우리 독자 여러분께 간단한 인사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글을 좋아하고 책을 사랑하는 23살 조윤희입니다. 인스타그램에서는 ‘무드글’이라는 예명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글을 본격적으로 쓴 지는 3년이 넘었고 아직 많이 배우는 중입니다. 이렇게 좋은 기회로 인터뷰를 하게 되어 영광입니다.

이번 시집에서 <지나야 그리운 것들이 있다>라는 주제로 작품을 선보이셨는데요. '지나야 그립다'라는 주제의 의미가 궁금합니다.

이번 인터뷰에서 처음 공개하게 되는데요. 이 제목으로 쓴 작품이 시집에 실려 있어요. 정말 소중했던 지갑을 잃어버린 적이 있어요. 비싼 것은 아니었지만, 오래 사용해서 그만큼 정이 깃든 물건이었는데 잃게 되어 상심했어요. 집에 와서 씁쓸한 감정에 글을 쓰며 스스로를 위로했는데요. 그때 쓴 첫 문장이 바로 ‘지나야 그리운 것들이 있다’입니다. 당연하다고 여긴 것이 한순간에 사라지면 그 자리가 참 크게 느껴진다는 것을 다시 깨닫게 되었습니다. 제 작품도 여러분에게 자꾸 생각나고 돌아보게 되는 글이 되고 싶다는 욕심에 이렇게 주제를 짓게 되었습니다.

글을 쓰는 형태는 여러 가지가 있을 텐데요. 그중 시詩라는 형식을, 그 장르를 선택하신 이유가 있을까요?

함축적인 문장에서 오는 긴 여운이 있어요. 그 여운이 주는 감동이 좋아서 쓰게 되었어요. 물 흐르듯 읽히는 문장도 물론 매력이 있지만, 문득 멈춰서 가만히 바라보게 만드는 매력이 있는 게 바로 '시'라는 장르인 것 같아요. 저 또한 비유와 은유를 통해 간접적으로 표현하고자 노력해요. 그리고 시라는 장르가 다양한 해석을 할 수 있는 것도 좋았어요. 읽는 독자마다 작가의 생각과는 조금 다른 해석이 나올 때가 많잖아요. 저는 그게 재밌어요. 똑같은 문장에서 각자의 경험과 인생이 더해져 다른 생각을 끌어낸다는 것이 늘 신기하고도 또 신선하기도 해요. 그래서 SNS등 에 글을 올릴 때 댓글에 있는 독자들의 생각도 소중하게 여기고 있어요.

그렇군요. 그럼 시詩를 쓰는 원동력이라고 할까요? 그 원천은 어디서 나오는 것이라 생각하시는지 궁금해지는데요?

바로, 소통이라고 생각해요. 아무리 좋은 작품도 누군가에게 읽히지 않으면 소용이 없어요. 제가 혼자 방구석에서 쓴 일기를 그 누구도 알지 못하듯이 제 시를 공개하지 않으면 누군가의 마음에 들어갈 수 없잖아요. 그렇기에 시를 쓰는 제 원동력은 독자와의 소통이에요. 물론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SNS에 글을 올림으로써 한 명이라도 제 문장을 더 읽어주고, 이해해주고, 게다가 위로까지 받는다면 전 그게 큰 동기부여가 되어 다시 펜을 잡고 글을 쓰게 돼요. 또한 다른 분들의 글도 접하면서 배우기도 하고요. 제 글을 읽고 남겨주는 메시지나 댓글로 저는 힘을 얻습니다.

그렇다면, 이번 시집에 담긴 작품 중 시인님께서 가장 아끼는 작품이 있을까요? 있다면 그 이유도 궁금합니다.

최근에 아끼는 작품이 바뀌었어요. <누군가를 떠나보낸다는 것>이라는 제목으로 쓴 작품이 있는데요. 싱가포르에 살 때 제가 '왕할머니'라고 부르던 할머니께서 돌아가셨을 때, 저는 당시 죽음이라는 것에 익숙하지 않았을 때라 회사를 뛰쳐나와 그냥 펑펑 울었던 기억이 있네요. 돌아가셨다는 사실도 슬프지만, 그보다 더 슬픈 것은 코로나가 심할 때라 한국을 가지 못한다는 것이었어요. 심지어 왕할머니의 마지막 말씀이 “윤희 한 번 보고 싶다.”라고 하셨다는 것에 마음이 미어져 오래도록 눈물만 가득 흘렸던 적이 있어요. 며칠이 지나서야 노트를 펴고 글을 썼는데요. 이 글은 왕할머니를 생각하며 쓴 추모 시라서 더 애정이 가고 아끼는 작품이에요.

시집 『아주 잠시 동안 추억은 완벽했습니다』 조윤희 시인


그런 사연이 있는 작품이었군요. 인터뷰를 하며 시인님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우리 독자들이 접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이렇게 일상 속에서 글을 계속 남기시는데요. 시인님에게 '글을 쓰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저에게 유일하게 솔직할 수 있는 매개체가 바로 글인 것 같아요. 저는 글에서 제 감정을 숨기기가 참 어려워요. 기쁨이나 행복은 숨길 수 있는데 슬픔이나 외로움, 화난 감정 등은 잘 숨겨지지 않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사진으로 그날의 추억을 기록하듯이 글을 쓰면서 그날의 감정을 기록해요. 이번 책에도 다양한 감정이 담겨있는데 저는 시를 보면서 ‘아, 이때 참 힘들었는데’ 이런 식으로 그 순간을 추억하게 돼요. 그래서 제게 글을 쓴다는 것은 어릴 적 앨범을 펼쳐 추억을 회상하듯 지나칠 오늘을 적어 추억을 남겨놓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얼마 전에 대형 서점에서 시집 출간 기념 북토크를 진행하셨다고 들었습니다. 북토크, 어떠셨나요?

생각보다 큰 규모로 출판사에서 주최해 주셔서 많이 떨었고 긴장했어요. 하지만 다행히 성공적으로 잘 마무리했어요. 제게 잊지 못할 행복한 순간으로 영원히 남을 것 같아요. 찾아와주신 많은 독자분들과 만나는 시간도 좋았고 흔쾌히 사진 촬영도 도와주신 분도 계셔서 더 알차게 즐길 수 있었어요. 다만 제 몸이 하나인 게 아쉬울 정도로 더 많은 분과 더 많은 대화를 하지 못한 것이 아쉬웠어요. 2023년에는 따로 뵐 수 있는 자리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난생처음 시집에 저자 사인도 해봤는데요. 많은 분께 너무 꾹꾹 힘줘서 쓰고 조금이라도 길게 써드리려고 하다 보니 오른팔에 근육통이 있었던 조금은 웃긴 기억이 있네요.

정말 잊지 못할 북토크였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럼 이제 시인님의 계획과 앞으로 어떤 시인으로 기억되고 싶은지도 한 말씀 부탁드릴게요.

제가 독자분들과 약속한 게 있어요. 할머니가 될 때까지 글 쓰는 것을 놓지 않기로 약속을 했어요.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글을 쓸 거예요. 다음 책 준비를 서두르진 않아도 게으르지는 않게 준비할 생각입니다. 또한 이런저런 공모전에 도전하여 제 입지를 다지고 싶어요. 그리고 문득 펼쳐서 읽고 싶은 시를 쓰는 시인이 되는 것이 저의 마지막 꿈입니다. 그리고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는 시인이 되고 싶어요. 제 한 줄이 마음의 이불이 되어 포근하고 따뜻한 밤을 선물했으면 좋겠습니다.

그 꿈을 꼭 이루시기를 진심으로 바라겠습니다. 오늘 이렇게 귀한 시간 내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시인님. 마지막으로 우리 독자 여러분께 인사 말씀 부탁드릴게요.

조금은 느릴 수 있는 제 걸음에 발맞춰 기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의 동행에 설렘이 가득하도록 열심히 활동하겠습니다. 그리고 저는 제 인스타그램에 댓글 달아주시는 분들 모두 다 기억합니다. 정말 감사해요. 지금껏 그래왔듯 겸손하고 꾸준히 쓰겠습니다. 2023년도 좋은 소통 함께 했으면 좋겠고 부디 독자분들 전부 행복만 가득한 한 해 되시길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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