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클래식이 되고 싶습니다... 장윤정 시인 인터뷰

"시간이 지나도 변치 않는 본질을 이야기하고 싶어요."

김소은 기자 승인 2022.12.27 19:09 | 최종 수정 2022.12.27 21:30 의견 0

[북토리매거진 · 김소은 기자]

유일하게 유행을 타지 않는 음악, 바로 클래식일 텐데요. 시간이 흘러도 변치 않는 글의 장르는 아마 '시詩'가 아닐까 합니다. 오늘은 클래식처럼 독자의 마음에 오래오래 남기를 원하는 장윤정 시인님과의 인터뷰를 준비했습니다.

시인님 안녕하세요. 이렇게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독자 여러분께 간단한 인사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아주 잠시 동안 추억은 완벽했습니다』 시집의 첫 번째 파트, ‘지금 이 시간도 누군가의 클래식이 되겠지요’를 쓴 시인 장윤정입니다. 반갑습니다.

시집 『아주 잠시 동안 추억은 완벽했습니다』 장윤정 시인


반갑습니다. 시인님은 이번 시집에서 「지금 이 시간도 누군가의 클래식이 되겠지요」라는 주제로 작품을 선보이셨는데요. '클래식'이라는 표현을 담은 이 주제의 의미가 궁금해지는데요.

클래식은 유행을 타지 않잖아요. 유행을 타지 않는 시를 쓰고 싶었어요. 1995년 영화 『가을의 전설』을 보고 영감이 떠올라 ‘클래식은 영원하다’라는 시를 쓰게 되었고, 이 주제를 중심으로 글을 쓰면 재밌겠다 싶어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한 작품들이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본질’을 저만의 방법으로 녹여냈다고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그렇군요. 글에는 산문, 시, 소설 등 여러 형태가 있는데요. 그중 '시'라는 형식을 그리고 이 장르를 선택하신 이유가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시’를 가장 직접적이고 효과적인 돌파구라고 생각해왔어요. 스트레스가 쌓일 때면, 재밌는 영상을 보고 운동을 하기보단 시를 쓰거나 책을 읽었거든요. 내 안에 쌓인 게 풀어지는 느낌이 좋았어요. 지금 느끼는 감정이 뭔지 궁금할 때도 마찬가지고요. 최근에 배시은 시인의 『소공포』(2022. 민음사) 북 토크를 다녀왔는데, 시인님이 똑같은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그 부분이 공감되었다고 말씀드리니, 혹시 시를 쓰냐고 되물으셨어요. (웃음) 들켜버린 거죠.

기분 좋은 들킴이라고 할 수 있겠어요. 시인님에게 이 질문이 맞는지 잘 모르겠는데요. 시를 쓰는 원동력이라고 할까요? 그 원천은 어디서 나오는 것이라 생각하세요?

선천적인 원천은 호기심이 많다는 것이에요. 웬만하면 세상을 재밌게 보는 편이고 유독 눈에 들어오는 것들이 있으면 그냥 넘기려 들지 않아요. 집요하게 파헤쳐보기도 하고 끝까지 밀어붙인다고 해야 하나, 정보가 부족하면 다큐를 보거나 관련 책들을 엄청나게 찾아봅니다. 기존에 있던 걸 새롭게 창조해내는 것에서 또 하나의 카타르시스를 느껴요.

얼마 전에 북 토크를 하셨잖아요. 북 토크에서 시인님은 앵무새와 사람을 관찰하는 것에서 영감을 얻으신다고 하셨는데요. (웃음)

하하 맞아요. 저는 영감의 원천이 정말 많아요. 감사한 일이죠. 실제로 앵무새 두 마리를 키우는데요. 그 작은 생명들이 주는 벅찬 감동을 느끼기도 하고, 날아다니는 모습에서 진정한 자유를 생각하기도 해요. ‘살아있는 것들’은 모두 멋진 존재입니다. 불완전함에서 발견해야 해요. <다시 보기>를.

'다시 보기로 불완전함을 발견해야 한다'라고 하셨어요. 이 말을 좀 더 풀어서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사람은 특히 불완전한 동물이고, 그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다시 볼 줄 알아야 하거든요. 지나쳤던 부분을 다시 봄으로써 그때는 이해하지 못했던 부분을 발견할 수 있어요. 따뜻한 시선은 뾰족하고 삭막한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또 다른 힘이 아닐까 싶어요.

시집 『아주 잠시 동안 추억은 완벽했습니다』


그렇다면, 시인님께서 생각하시는 '진정한 자유'란 뭐라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공간과 시간을 내 마음대로 쓸 수 있는 것, 나의 통제하에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 수 있는 것.

그런 자유를 누리는 것이 참 중요한 거 같아요. 말씀을 들어보니까요. 다시 시집 이야기로 돌아가서요. 이번 시집에 담긴 작품 중 시인님께서 가장 아끼는 작품이 있을까요? 물론 다 소중하겠지만요. 있다면 그 이유도 궁금합니다.

「주먹 만세」를 많이 좋아해 주시더라고요. 가난해서 수학여행을 가지 못한 아버지 실화예요.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을 작은 노마들을 위한 헌정 글이기도 하고요. 독자님들에게 여러 해석의 여지를 남기는 작품인 것 같아요. 움츠러들지 말고 살아가세요. 여러분. 세상이 내 마음대로 안 될 때는 반대로 역이용하면 됩니다. 제각기 멋대로 흔들린다는 건 나 또한 흔들 수 있다는 뜻이거든요.

그렇게 생각하니 저도 생각이 달라지는데요. 이렇게 글을 틈날 때마다 쓰시잖아요. 시인님에게 '글을 쓴다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인생을 다시 사는 일이라 생각해요. 복기하는 일. 글을 쓰기 전과 후의 저는 완전히 바뀌었어요. 나를 이해하고, 남을 이해하는 일만큼 의미 있는 일이 있을까요.

이제 마지막 인사를 드리기 전에 앞으로의 계획을 듣고 싶어요. 그리고 사람들에게 어떤 시인, 그리고 글 쓰는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지도 말씀해주세요.

누군가 제 글을 봤을 때, 그것이 나를 인증해주었으면 좋겠어요. ‘나는 이런 사람이에요’라고 설명하지 않아도 저에 대한 확신이 없을 때도, 제가 쓴 글로 저를 판단했으면 좋겠어요. 어떠한 겉모습 없이. 때론 겸손하고, 열린 마음으로 다양한 표현을 시도하는, 덮었을 때 더 머무르는 시인으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오늘 인터뷰를 위해 바쁜 시간 내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시인님. 끝으로 독자 여러분께 인사 말씀 부탁드립니다.

등단하고 처음 발표하는 작품인데 너무나 값진 경험을 했습니다. 작가 위에 서점이 있고, 서점 위에 독자가 있다고 느껴요. 독자님들이 없다면 작가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저와의 동행을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독자님들이 받은 사인이 의미가 있게 될 때까지 앞으로도 계속 정진하겠습니다. 여러분들의 클래식에도 고운 날이 가득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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