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나 다운 작품을 씁니다."... 강하나 시인 인터뷰

"누구나 시(詩)를 쓰고 여러분의 삶에 가까이 있는 예술이었으면 좋겠어요."

김소은 기자 승인 2022.12.28 16:33 의견 0

[북토리매거진 · 김소은 기자]

'삶은 그 자체가 예술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만큼 인간의 삶은 가치 있고 존중받아야 할 대상일 수 있는데요. 오늘은 일상 속 예술의 의미를 글로 표현하는 강하나 시인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봅니다.

강하나 시인님 안녕하세요. 이렇게 시간내 주셔서 고맙습니다. 먼저 우리 독자 여러분께 인사 말씀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강하나입니다. SNS를 통해 글을 자주 쓰는데요. 이번에 시집 『나는 그 꽃의 이름을 모릅니다』를 통해 책으로도 인사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시집 『나는 그 꽃의 이름을 모릅니다』 강하나 시인


네, 반갑습니다. 시인님. 이번 시집에 「보통의 헤어짐, 평범한 그리움」이라는 주제로 작품을 선보이셨는데요. 헤어짐과 그리움에 '보통'과 '평범'이라는 표현으로 한 주제의 의미가 궁금합니다.

주제 선정에 있어 많은 고민이 있었습니다. 저에게도 물론 다양한 이야기가 있지만, 이번 시집에서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쓰고 싶었어요. 우리는 누구나 살아가면서 헤어짐과 그리움을 경험하잖아요. 그게 연인일 수도 있고, 가족이나 친구, 혹은 사람이 아닌 다른 어떤 대상일 수도 있죠. 누구나 한 번쯤은 겪었을 헤어짐의 경험과 그리움의 감정을 주제로 잡아봤어요. 헤어짐과 그리움, 사실 보통의 날도 아니고 평범한 감정도 아니라는 거 너무 잘 알아요. 하지만, 또 우리는 그 시간을 겪고 잘 살아내려고 하잖아요. 헤어지고 그리워하는 것, 너무나 당연한 마음이라고 위로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닿고 싶었습니다.

『나는 그 꽃의 이름을 모릅니다』에는 제 39편의 시가 실렸는데요. 여기서 저의 열망하는 대상은 바로 '여름'이에요. 그 여름을 사랑하고, 그러나 어느 순간 헤어짐을 예감하게 되고, 외면해 보지만 결국 그 시간에 다다르게 돼요. 그리고 힘들어하고 그리워하죠. 하지만 마지막 작품의 마지막 행에서 '아무렇지 않게 사계절을 보냈다'라고 마무리했어요. 하나하나가 다른 시지만 이번에는 이런 감성들을 순차적으로 넣어보려고 고민해봤으니, 생각하시고 다시 한번 더 읽어봐 주셔도 좋을 것 같아요.

그렇게 말씀을 해주시니 더욱 특별하게 다가옵니다. 제가 시인님을 만나면 늘 드리는 질문이 하나 있는데요. 글을 쓰는 형태는 여러 가지가 있잖아요. 그중 詩라는 형식을, 장르를 선택하신 이유가 있을까요?

시가 특히 매력 있는 이유는, 내가 글을 쓸 때의 감정과 의도 같은 것이 읽는 사람에게 절대 그대로 전해지지 않는다는 거예요. 읽는 사람 나름대로 본인의 상황이나 감정 등을 담아서 읽죠. 그게 시의 가장 큰 매력인 것 같아요. 물론 시뿐만 아니라 다른 장르의 글도 너무 좋아하고요, 앞으로도 시를 중심으로 쓰겠지만 다양한 형태의 글쓰기를 하고 싶습니다.

시집 『나는 그 꽃의 이름을 모릅니다』


'내 의도와 감정이 독자에게 그대로 전해지지 않는 것을 매력으로 느끼신다'라는 것이 인상 깊게 다가옵니다. 그럼 시인님에게 詩를 쓰는 원동력이라고 할까요? 그 원천은 어디서 나오는 것으로 생각하시는지요?

어렸을 적에는 작가가 되는 게 꿈이었지만, 20대를 지나오면서 전혀 글쓰기나 문학과는 상관없는 직장인이 되었고, 지금도 전공 관련한 일을 하면서 지내고 있어요. 어쩌면 이것이 저의 시를 쓰는 원동력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뒤늦게 작가가 되었고, 시인으로서 앞으로 써야 할 글도, 배워야 할 것도, 성장해야 할 범위도 너무 많이 남아 있습니다. 지금은 그저 누군가가 제 글을 읽어 주는 것 자체가 너무 설레는 일이에요. 앞으로도 그럴 것 같지만요. 제가 글을 너무 훌륭하게 쓰거나 영감이 막 흘러넘치거나 그래서 글을 쓰는 건 아니에요. 작가가 되고 싶었던 평범한 제가, 시라는 매개체로 누군가와 교감을 할 수 있다는 것, 그것이 제가 시를 쓰는 원동력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편안하게 내려놓으니 더 잘 써진다 라고 저는 들리는데요. 시인님은 이번 시집에 담긴 모든 작품에 다 애착이 있겠지만요, 여러 작품 중 가장 아끼는 작품이 혹시 있을까요? 있다면 그 이유도 궁금해지는데요.

말씀하신 대로 하나하나 글을 쓴 그날의 감정과 상황이 담겨 있어 모든 작품이 제겐 소중하죠. 하지만 굳이 하나를 꼽아본다면, 「소진된 언어, 너라는 관습」이라는 작품을 소개해드리고 싶어요. 값없이 소비할 수 있다고 착각했던 너라는 언어를 다 써버려 다시는 부를 수 없는 네가 되었고, 그러한 경험이 이제는 사랑함에 있어 조심스러워진 저의 경험을 적어봤어요. 저도 아직 궁금해요. 모든 소리와 문자와 몸짓과 감정을 낭비하며 그 시간 충분히 사랑하는 것과 헤어질 시간을 늦추기 위해 나와 너를 살피는 것. 어느 편이 좋을까. 앞으로 계속 글을 쓰면서 알아보려고요.

시집 『나는 그 꽃의 이름을 모릅니다』 강하나 시인


역시 시인의 생각은 무언가 다른 것 같아요. 평소 글을 많이 쓰실 텐데요. 시인님께 글을 쓰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글을 쓰는 것은 문학이나 예술이기 이전에 저에게는 기록인 것 같아요. 나를 위한 글쓰기를 하다 보면, 어느 순간 타인을 위한 글도 쓸 수 있게 되는 것 같아요. 사실 아직도 저는 저를 위한 글쓰기를 하는 것 같아요. 글을 통해 저를 남기고, 저를 위로해요. 앞으로는 제 글을 읽어줄 독자들을 위로하고, 주변의 것들을 기록하는 글쓰기를 하고 싶습니다.

오늘 여러 이야기 잘 들었습니다. 마지막 인사를 나누기 전에 질문 하나 더 드릴게요. 앞으로의 계획과 어떤 시인으로 훗날 기억되고 싶은지도 말씀해주세요.

우선 시집은 모습을 가지고 세상에 나오게 되었고, 누군가 읽어 주어야 쓸모와 가치가 더해지는 거로 생각해요. 그래서 제 책이 한 분에게라도 더 전해지도록 노력하려고 합니다. 글쓰기는 계속하려고 하고, 지금도 SNS를 통해 꾸준히 글을 나누고 있어요. 아직은 출간에 대한 계획은 없지만, 저의 경험을 통해 나눌 수 있는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있어 다음 책을 낸다면 에세이와 시가 함께 들어있는 에세이 시집을 써보고 싶어요.

저는 평범한 시인이 되고 싶어요.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구나. 나의 마음을 이 시인이 공감해주는구나’ 저에게도 치유가 된 많은 시들이 있어요. 저의 시도 모든 사람은 아니겠지만 누군가에게는 치유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시집 『나는 그 꽃의 이름을 모릅니다』 강하나 시인


꼭 `특별하고` 평범한 시인이 되시길 저도 함께 바랍니다. 끝으로 독자 여러분께 인사 말씀 부탁드립니다.

사실 글 읽기가 쉽지 않아요. 여유 있게 글을 읽기에 현대인들은 너무 바쁘고,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매체들도 너무 다양하잖아요. 더군다나 소설이나 인문학 등의 장르에 비해 시집이 더 손이 안 가는 책일 수도 있겠어요. 하지만 시집의 매력이 있다면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야 한다는 강박 없이 중간 아무 곳이나 열어서 짧은 시간에 한두 편 읽고 닫을 수 있는, 어쩌면 글 읽기를 시작하기 가장 좋은 장르의 책이지 않을까 합니다. <나는 그 꽃의 이름을 모릅니다>는 따뜻한 격려가 필요한 분들에게 따뜻한 언어를 전하고 있어요. 이 연말 함께 따뜻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더 좋은 글로 찾아뵐 저도 기억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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